1. 상사가 일을 안 알려주고 업무 공유를 안 해줘서 스트레스예요. 배리어를 치는데 전 일을 배워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문대리: 먼저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시죠. 보통 이런 상사는 자기만 정보를 아는 게 자신의 권력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리고 내면의 불안과 자격지심, 열등감을 가지고 있죠. 자신의 업무를 다 공유해주면 자신이 쓸모없어진다거나 일을 잘 못한다는 걸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등의 불안함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고 스스로 유능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만약 이게 아니고 유능한 편인데 일을 공유 안 한다? 그렇다면 상사에게 아직 신뢰를 못 얻으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일을 공유하면서 일을 안 해 본 사람이라서 모를 수도 있습니다.

원인 분석이 끝나면 극복할 방법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상사의 입안에 혀처럼 굴면서 완전 납작 엎드리기: 내가 상사 네 편이고 난 상사를 해할 생각이 없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열심히 챙기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서서히 마음을 열면서 밑에 사람을 챙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사를 죽도록 미워하는 게 아니라면 추천합니다.

2) 다른 모든 루트를 동원해서 상사가 진행하는 일을 알아내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혼자만 온전히 하는 일은 거의 없죠. 다른 부서 혹은 다른 회사와 협력하는 일이라면 그 부서의 사람과 친해져서 정보를 지속적으로 빼내면 됩니다.

3) 더 위의 상사에게 말하기 혹은 회사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기: 일단 문서로든 공식적으로든 업무공유를 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합니다.(증거 남기기) 더 위의 사람에게 상사가 업무를 공유해주지 않아서 일을 할 수 없다. 결재라인을 바꿔주던지 상사가 태도를 바꾸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증거를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일을 주지 않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의 일종이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첫 번째 방법이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뭔가 사람 내공을 쌓는 계기랄까요?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것도 압니다. 위의 세 가지 방법 중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원: 주어진 정보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 사람이 말이 어느 정도 통하는 사람인지 알아내는 게 첫 번째일 거 같아요. 답변의 정확성을 위해 상사가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가정을 해볼게요. 그러면 본인이 “업무 공유를 안 하고 일을 안 알려준다”는 걸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니저가 된 지 얼마 안 됐다거나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자기 업무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벅찬 경우예요. 이럴 때는 소통을 해야 합니다. “지금 여유로운 편이라 그런데 혹시 주실 일 없으세요?”라는 식으로요. 특히 후자라면 먼저 일을 배워서 알려 드리겠다는 식으로 말해도 좋겠죠. 『회사에서 나만 그래?』 4장 「상사가 업무 관련 지식이 무서울 정도로 없어요」에 자세히 써놓았습니다.

하지만 상사가 이미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보여서 상담자님이 고민을 보내신 거겠죠. 그렇다면 이 사람이 어느 정도 말이 안 통하는지, 즉 구슬리면 업무공유를 해줄 사람인지, 아니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입장을 바꾸지 않을 사람인지 파악해야 할 거 같아요. 전자라면 문대리님 말씀처럼 자신에게 업무 공유를 해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겠죠. 사실 이런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팀/회사라는 방증입니다. 한편 업무를 가르쳐줄 다른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야 할 거예요. 만약 그 업무가 상사에게만 속하고 상사가 알려주지 않으면 배울 길이 절대 없다고 하시면 1) 상사의 상사에게 해당 사실을 말하고 2) 다른 팀을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2)의 이유는 한 사람만 업무를 알고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른다는 건 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담당자만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환경이라는 것 같아서요. 1)의 경우는 처음부터 너무 세게 나가기보다 가벼운 듯 그러나 뼈 있는(!) 말투로 흘리시고 상사의 상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봅니다.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하면 그 팀은 하루빨리 탈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직하는 법은 9장 「도무지 안 맞는 커리어, 지금 바꿔도 늦지 않을까요?」에 담겨 있습니다.

2. 연봉 높은 곳 마음 불편한 곳 vs 연봉 다운하고 몸 바쁜 곳. 어떤 게 더 나은 선택일까요?

이과장: 아직 경력이 3~4년 이내인 주니어라면 전자를, 그 이상의 경력을 갖고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면 후자를 선택하도록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직장인들이 일을 지속적으로 일을 하려면 돈도 중요하고 몸과 심신의 상태도 중요한데요. 주니어 때 연봉을 낮게 시작하게 되면 그것이 다음 직장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이 불편한 것이 때로는 돈으로 커버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 주신 분이 이미 회사의 업무와 사람들에게 지쳐 스트레스가 많고 만사가 다 힘들고 귀찮은 상태라면 연봉보다는 자신을 돌보는 것에 더 집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돈은 있다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은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게 되기도 하거든요. 결국 지금 자신에게 더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을 먼저 하게 된다면 고민은 해결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박피디: 만약 둘 중에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우선 연봉 높은 곳을 거쳐두는 것이 나중에 선택지가 더 많이 생긴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봉 높은 일을 하다 불편한 일을 던져버리고 좀더 편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지만 연봉 낮은 곳에서 전전하다가 반대로 가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질문자님께서 만약에 별도의 니즈를 갖고 계신다면, 예를 들어 자기만의 꿈, 워라밸, 사이드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돈보다 스트레스 덜 받는 일, 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일을 직장으로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나만의 프로젝트를 위해 비교적 단순한 노동을 생계수단으로 선택해본 경험이 많은데, 몸이 바쁜 일이라고 해서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기진 않더라구요…. 시간도 오히려 더 많이 잡아먹습니다. 쓰는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급여가 적은 상태에 오래 머무르면 그것이 또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적어지니 다른 측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생기더라구요.

반면에 연봉이 높고 마음 불편한 일이라면, 아마도 사람을 다루거나 책임을 지는 레벨 혹은 좀더 크리에이티브하고 머리를 쓰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 레벨에서 일을 경험하면, 일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일을 ‘다루는’ 내공이 생깁니다. 디자인 작업이라면 어느 선까지 적당히 하면 되는지, 뭐가 불필요하고 뭐가 꼭 필요한 일인지,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적게 들이고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지 등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이하 레벨의 일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는 단계가 옵니다. 그때 나의 어떤 필요에 의해서 ‘급여가 낮고 몸 바쁜 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그제야 내가 일을 쉽게 다루면서 정신적 여유를 가져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이직 타이밍이 궁금해요. 업무의 흐름이 끊이지 않고, 이직은 하고 싶고. 이직하기 좋은 타이밍이란 있을까요? 섣불리 퇴사하겠다고 했다가 주변의 눈총을 받지 않을까 고민돼요.

이과장: 이직은 웬만하면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퇴사한다고 말하면 좋아하는 회사는 없어요. 그러니 다음 갈 곳을 준비해놓은 후에 말씀을 하셔야 합니다. 다만 회사의 일이 힘들다보면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기란 어렵지요. 이력서를 쓰는 것도 면접을 보러 휴가를 쓰는 것도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업무의 흐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력서의 경우도 따로 시간을 내서 작성하기보다는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기록한다, 라는 생각으로 개인적으로 메모합니다. 경력직은 이직에 있어 자신이 한 업무성과를 이력서에 잘 작성하는 것이 이직의 첫 단계인데요, 갑자기 닥쳐서 하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을 때가 많기에 미리미리 부담 없이 준비한다 생각하고 자신의 일을 기록하는 것을 먼저 해보는 것을 권해드려요. 이직의 타이밍은 정해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현재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거나 내가 이룰 수 없을 때가 바로 이직의 순간입니다.

김부장: 이직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정해진 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일하는 동안 항상 목표가 분명했고-물론 당시에 다니고 있던 회사나 직급에 따라 목표가 지속적으로 조금씩 달라졌지만- 그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직장을 옮겼기 때문에 적당한 이직 타이밍을 특별히 고려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보통 이직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업무가 익숙해져서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없을 때였으니 그런 때가 오면 적극적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겼죠. 물론 제가 ‘그래, 지금이 이직할 때야!’라고 생각한다고 바로 다른 회사에서 어서 오시라고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니까 항상 신경을 썼던 것이 ‘주위 평판’입니다. 그래서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데 20년 정도 직장을 다니면서 금융업 특성상 남들보다 자주 움직였는데 헤드헌터에게 연락받고 직장을 옮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헤드헌터에서도 연락이 꽤 많이 왔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직접 상대 회사의 상사가 되실 분이 전화를 주거나 지인이 연결해주어서 이직을 한 셈이죠.

그리고 이직시 주위 눈총에 대해 질문을 주셨는데 이 부분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는 일반적인 업무 인수인계 외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회사는 입사보다 퇴사가 더 중요하긴 한데 자세한 퇴사 내용은 이번 책의 25장을 참고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특수한 경우는 예를 들어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다른 제3의 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어서 본인이 퇴사할 경우 제3의 회사에서 재직하는 회사에 패널티를 주거나 하는 계약 조항이 있을 경우, 퇴사할 때 하더라도 현재 회사가 금전적으로나 업계 평판에서 손해를 보지 않게 최대한 형편을 봐주고 이직하도록 하세요. 특히, 동일업계로 이직하는 경우 지금 이직하는 회사는 상관없겠지만 그다음 회사로 이직할 때 전 회사와 관련된 평판이 발목을 잡는 경우를 본 적이 종종 있습니다.